뉴욕에서 가장 부패한 부서를 개혁한 루스벨트 고독한 카우보이를 최고의 대통령으로 만든 3가지 비결
“어떻게 되든 아무 상관이 없는 기분이고, 살아야 할 특별한 이유도 없다.” 1884년 초가을의 어느 날, 미국 노스다코타주 배드랜드의 황막한 평원에 자리 잡은 한 목장으로 20대 중반의 젊은이를 태운 마차 한 대가 들어섭니다. 농촌 마을과는 어울리지 않는 최고급 쓰리피스 정장을 완벽하게 갖춰 입은 젊은이였죠. 마차에서 내린 젊은이의 얼굴에선 생기라곤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햇볕이라고는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듯 창백한 혈색, 깊게 파인 눈두덩이, 비쩍 마른 몸까지, 당장이라도 쓰려지려 하는 몸뚱이를 의지만으로 간신히 지탱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뉴욕주 주의회 연단에 올라 열변을 토하던 젊은 개혁가와 같은 인물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죠. 그해 2월 14일, 주의회에 참석하고 있던 그에겐 세상에서 가장 기쁜 소식이 전달됐습니다. 그가 건강한 딸을 얻었다는, 처음으로 아버지가 됐다는 전보였죠. 하지만 곧이어 날아온 두 번째 전보를 읽는 순간 그는 마치 온몸의 영혼이 송두리째 빠져나가는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의사당을 박차고 나가 뉴욕에 있는 집으로 달려간 그를 기다리고 있는 건 이미 혼수 상태에 빠져든 그의 아내와 어머니였습니다. |
|
“우리 집에 저주가 내린 것 같아. 엄마가 죽어가고 있어, 형수님도!” 사색이 돼 그를 맞이한 동생의 외침이었습니다. 다음날 그는 몇 시간의 차이를 두고서 각각 싸늘한 육신이 돼버린 어머니와 아내를 끌어안게 됩니다. 어머니의 사인은 장티푸스, 아내의 사인은 급성 신장병이었죠.
이렇게 그는 자신의 첫 번째 딸을 얻음과 동시에 자신이 가장 사랑하던 두 여인을 떠나보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몇 달 뒤 그는 뉴욕의 화려한 저택과 의사당을 떠나 서부의 황량한 평원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어떻게 되든 아무 상관이 없는 기분이고, 살아야 할 특별한 이유도 없다.” 목장에 처음 도착했을 무렵 그가 자신에게 지인에게 털어놓았던 심정입니다. “찬란한 기회를 열며 눈부시게 이력을 쌓아가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졌다고, 그것도 처절히 실패한 끝에 사라졌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당시 그를 옆에서 지켜봤던 한 인물의 평가입니다. 그리고 2년여의 시간 동안 이 젊은이는 온전히 한 명의 카우보이로 살아갑니다. 하루에 16시간씩 말을 타고, 목장에서 소들과 뒹굴며, 어깨에 총을 둘러맨 채 사슴과 영양, 들소를 사냥하면서요. |
|
전재산의 3분의 1을 들여 구입한 소 1000마리를 이끌고 5주 동안 우시장을 향해 평원을 헤쳐나가며 소몰이를 나서기도 했죠. 어린 시절부터 소문난 책벌레답게 밤에는 수많은 책들에 파묻혀 살았고요. “서부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을 때 회색곰부터 사나운 말과 총잡이까지 모든 것이 두렵게 느껴졌지만, 무서워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다 보니 두려움이 조금씩 사라졌다.” “노스다코타에서 지낸 시기가 없었다면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이 말처럼 불과 17년 뒤 그는 백악관의 주인이 되는데요.
이번 글의 주인공, 절망에 빠진 카우보이에서 대통령이 된 이 남자의 이름은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국의 제26대 대통령이죠. 천식 때문에 책벌레로 지냈던 어린 시절
부통령이었던 그는 1901년 9월, 전임 대통령 윌리엄 매킨리가 암살로 사망하게 되자 만 42세의 나이로 대통령직을 승계하게 되는데요. 다음 대선에서도 승리하며 약 7년 6개월 동안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됩니다. 그는 약 250년의 역사 동안 미국에 등장했던 46명의 대통령 중에서도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대통령 중의 한 명입니다.
미국 시에나대 리서치 연구소가 238명의 대통령학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역대 최고의 대통령 2위에 올랐죠. (1위는 그의 먼 친척인 프랭클린 루스벨트였습니다.) |
|
1858년, 사회적으로 큰 존경을 받던 뉴욕의 부유한 자선사업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평생 물질적으로 매우 풍족한 삶을 살았습니다. 개인 서재, 전용 체육시설, 개인 트레이너, 가정 교사, 개인 박물관이라는 혜택과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태생적으로 병약한 신체와 폐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던 천식은 유년기의 그를 주로 집안에만 머무르게 했죠.
불안한 건강 때문에 학교에도 다니지 못하고 집에서 가정교사에게 교육을 받아야만 했고요. “오빠는 육체적으로 격한 활동을 할 수 없었던 까닭에 항상 책을 읽거나 글을 썼다”, 그의 여동생 코린이 남긴 말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같은 날에 사랑하는 아내와 어머니를 동시에 잃은 뒤 거친 서부로 떠났던 한 남자가 미국 역사상 최고의 대통령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3가지 비결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도리스 컨스 굿윈의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그리고 에드먼드 모리스의 <더 라이즈 오브 시어도어 루스벨트>에 담긴 내용을 바탕으로 합니다. |
|
뉴욕에서 가장 부패한 부서의 수장이 되다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기 7년 전인, 1894년. 36세의 루스벨트는 미국 뉴욕의 경찰청장으로 임명됩니다. 당시는 뉴욕 경찰의 부정부패와 정치권과의 유착이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시기였는데요.
새롭게 뉴욕 시장에 당선된 윌리엄 스트롱은 뉴욕 경찰의 개혁을 책임질 인물로 루스벨트를 선택했습니다.
1888년부터 6년간 미국 중앙 인사위원회 위원으로 일하며 공직 사회의 불법적인 관행을 쓸어버리는 데 앞장섰던 루스벨트야말로 대대적인 개혁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온갖 비난과 비열한 중상모략에 굴하지 않은 채 뿌리 깊게 박힌 엽관제(정권을 잡은 사람이나 정당이 모든 공직을 독점하는 정치적 관행)와 매관매직의 악습을 타파하고
‘공무원은 실력에 따라 채용한다’는 새로운 원칙을 세우는 데 자신의 몸을 불살랐던 젊은 루스벨트의 노력이 인정받은 것이죠. 그리고 그는 뉴욕 경찰청장에 임명된 직후부터 경찰 내 부정부패와 무능, 태만과 맞설 자신만의 무기를 선보입니다. 여기서 그의 첫 번째 성공 비결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
|
그의 첫 번째 원칙은 ‘리더가 있어야 할 곳은 책상 앞이 아니라 현장이다. 훌륭한 행동을 격려하는 것은 잘못된 행실을 처벌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리더의 책무다’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취임 3주 만에 경찰 수뇌부 안에 있던 부패 경찰들을 해고해버린 그는 곧바로 또 다른 행동에 나섭니다. 아무런 예고 없이, 경찰조직 내 그 누구도 모르게 일선 경찰들의 야간 순찰 장소를 기습적으로 방문하는 것이었죠. 수뇌부의 부정부패뿐만이 아니라 현장 경찰관들의 태만과 무능, 기강 해이 역시 신속하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얼굴을 감추기 위해 큰 모자를 푹 눌러쓴 채 매일 밤마다 10여 곳의 순찰 지역을 돌아다녔는데요. 이를 통해 일선 경찰들이 자신의 의무를 다 하고 있는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루스벨트는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지역을 둘러보며, 경찰들이 술집에서 노닥거리거나 철야 식당에서 식사하고, 어둑한 구석에서 여자들을 희롱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런 경우를 목격할 때마다 루스벨트는 이튿날 아침 그 경찰을 경찰청으로 호출해 징계를 내렸다.”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중) |
|
‘부패하고 무능한 경찰조직을 청소하기 위해 매일 밤마다 홀로 어두컴컴한 시내를 순찰하는 30대 젊은 경찰청장’, 대중과 언론이 열광할 수밖에 없는 스토리죠.
루스벨트의 야간 순찰은 곧바로 전국적인 관심사로 떠오릅니다. 기자와 작가들이 그와 동행하며 자신들이 목격한 광경을 생생한 르포 기사로 써 내려갔죠.
‘더 교활한 루스벨트에게 발각된 교활한 경찰’ ‘야간 순찰에 나선 루스벨트 : 잠자는 경찰들 때문에 밤늦게까지 법석을 피우다’ 당시 미국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제목들인데요. 이처럼 기자들과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덕분에 루스벨트는 경찰 개혁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대중의 응원이야말로 온갖 이권으로 어지럽게 얽혀있는 부패 경찰과 정치인들의 조직적인 반발을 뚫고 그가 계속해서 개혁을 추진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고요.
자신들의 최고 지휘관인 경찰청장이 언제, 어디서 들이닥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선 경찰관들은 흐트러진 근무 기강을 스스로 바로잡아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 가지 꼭 알아야만 하는 사실은 야간 순찰의 목적이 경찰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는 것만이 아니었다는 점인데요. |
|
루스벨트는 태만하고 무능한 경찰들을 가차 없이 징계하고 처벌하는 것만큼이나 자신의 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경찰들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일에도 열성적이었습니다.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 순찰이 완벽하더군요.”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완벽하게 순찰을 마친 경찰관에게 루스벨트가 남긴 말인데요. 이 말을 전하기 위해 그는 일부러 시간을 내 해당 경찰관이 근무하는 경찰서를 찾아갔죠. “루스벨트는 잘못된 행실을 처벌하는 것만큼이나 훌륭한 행동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용기와 대담함을 보여준 경찰 – 범인을 잡으려고 죽음을 무릅쓴 경찰, 고삐가 풀려 도망친 말과 씨름한 경찰,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한 경찰, 일상적인 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영웅적으로 행동한 경찰 – 에게 상장과 훈장을 수여하는 시스템을 확립했다.” “상장 수여식, 실적에 근거한 승진, 전문적인 훈련과 사격 연습, 자전거 부대 창설 등과 같은 프로그램은 ‘야경봉을 가진 사람들’에게 의욕을 북돋워주었다.”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중)
(분량의 제한 때문에 IT/스타트업 전문매체 <아웃스탠딩>에 기고했던 원문의 4분의 1 가량만을 옮겨 실었습니다. 루스벨트가 남들이 기피하는 자리를 일부러 계속해서 택했던 이유 등 그의 다른 2가지 비결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본문 읽기 버튼이나 사진들을 클릭해주세요.) |
|
콘텐츠업계의 '맥킨지'를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홍선표입니다. 지난해 5월 11일에 8년반 가량 다녔던 첫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에 뛰어들었으니 제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1년이 조금 넘었네요.
이번 글에서는 제가 지난 1년 동안 사업체를 꾸려가면서 느낄 수 있었던 점들과 저희 레드브릭의 현재 상황,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출간된 저의 책 <최고의 리더는 글을 쓴다>는 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목표, 조직의 전략과 우선순위를 구성원들과 공유한 리더들의 사례와 그들만의 글쓰기 노하우를 소개한 책인데요.
워런 버핏, 제프 베이조스, 이나모리 가즈오, 빌 게이츠, 마쓰시타 고노스케, 레이 달리오처럼 ‘글’을 조직을 이끄는 효과적인 경영 수단과 자신의 상품을 알리는 강력한 마케팅 툴로 활용한 리더들의 사례를 다루고 있습니다.
최고라 불리는 인물들의 글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낄 수 있었던 점은 ‘글쓰기야말로 생각을 명료하게 정리하고, 우선순위에 따른 명확한 목표를 수립하는 최고의 수단’이라는 점이었습니다.
|
|
좋은 글을 쓰기 위한 고민을 통해 여기저기 뿌연 안개처럼 흩어져있던 상념들이 예리한 칼끝과도 같은 명확한 사고(思考)로 바뀌게 되죠.
글에 담을 내용과 버릴 내용, 앞부분에서 중요하게 다룰 내용과 뒷부분에서 간단히 언급만 하고 넘어갈 내용을 추리는 과정은 눈앞의 어지러운 상황들을 우선순위이라는 뚜렷한 관점을 통해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주고요.
이 같은 점이야말로 최고의 리더들이 꾸준히 글을 써서 사람들과 공유하는 이유일 텐데요. 저 역시 글이 갖고 있는 이 같은 힘을 잘 알고 있기에 지금 이 글을 쓰게 됐습니다.
저희 레드브릭은 현재 ‘이익의 질’을 높여나가며 비교적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네이버파이낸셜, 비대면 진료 플랫폼 ‘솔닥’,
부동산 임대관리 서비스 ‘자리톡’, 성균관대 창업지원단 등이 저희 레드브릭의 주요 클라이언트사가 돼주셨고, 지금도 이들 기업과 꾸준히 협업하며 성장의 발판을 다져나가고 있습니다.
|
|
특히나 기쁜 사실은 최근 들어 기존의 프로젝트별 거래(쉽게 말씀드려 ‘건 바이 건’)가 연간 계약으로 전환되는 사례가 연달아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연 단위 계약을 맺은 뒤 매월 정해진 금액을 입금받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익의 지속성과 예측가능성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연 단위 계약이 늘어나면서 최근엔 개인사업자로 운영하고 있는 사업체를 개인사업체를 법인사업자로 전환하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고요.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 역시 더욱 전문화되고 있습니다. 계약을 맺은 스타트업들로부터 직책을 부여받은 게 이 같은 사실을 증명해주는데요.
비대면 진료 플랫폼 솔닥에서는 ‘PR어드바이저’, 부동산 임대관리 서비스 자리톡에서는 ‘콘텐츠 리드’라는 직책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
|
|